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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요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 SNS에 제품 사용후기나 육아 등 각종 정보가 빛의 속도로 전해지고 있죠?
이 광활한 정보의 바다가 소비트렌드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합니다.
SNS 타고, 어떤 트렌드가 뜨고 있는지, 시사점은 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교수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 전미영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
네, 안녕하세요.
< 앵커>
요즘 SNS를 보면 뭔가 남에게 보이기 위해 꾸미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런 소비트렌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 전미영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
네, 이런 현상을 일컫는 재밌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대충 빠르게, 있어보이게' 만드는 '있어 빌리티'라는 것인데요.
'있다' 뭐가 있는 것이고요.
'어빌리티' 능력이고요.
이 두 가지를 결합해서 있어보이게 만드는 능력, '있어 빌리티'가 요즘 신조어로 부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태국 사진작가 촘푸 바리톤이라는 분인데요.
이 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밖 진실'이란 제목으로 재미난 사진들을 올렸어요.
거기를 보면 어떤 분이 아주 재밌는 요가 자세, 물구나무를 서고 계세요.
실상은 친구가 발을 잡아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멋진 하얀색 테이블에 애플 노트북, 맥북이 있는데요.
그 현실을 들여다보면, 아주 지저분한 방에, 청소가 되지 않는 집에 사진만 '있어보인다'는 거죠.
이것이 SNS 사람들의 과시 능력, 허세를 약간 비꼬는 형태이기도 한데요.
'척'하는 것에 사람들이 집중한다면 '허세'라며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그렇게 연출하는 능력에 방점을 찍으면 그것이 하나의 자신을 브랜딩하는 기술이 되고, 사람들에게 자신을 멋지게 어필하고 싶은, 그런 형태의 트렌드가 되는 겁니다.
< 앵커>
사진 보면서 설명을 들으니까 확 와닿는데요.
있어보이게 만드는 능력, 어빌리티 합쳐서 '있어 빌리티' 참 재밌는 신조어인 것 같은데요.
그러면 '있어 빌리티'를 통해서 사람들은 도대체 뭘 보여주려 하는 걸까요?
< 전미영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
첫 번째는 바로 '돈'입니다.
SNS에서 부자처럼 보여서 유명세를 타는 사람들을 '쁘띠셀럽'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일반인들이고, 돈이 좀 많아 보이는 분들인데요.
이 분은 자신이 매일 소비한 것을 SNS에 정리해서 올려 줍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얼마나 부자인지 과시하고, 주변의 친구들은 그것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열망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인맥'을 굉장히 과시하고 싶어합니다.
사실 SNS는 고급인맥을 과시하는 장입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사용자가 자기 프로필에 직접 입력하는데요.
출신학교와 지역, 직장 등을 공개함으로써 인맥지도를 만들고 있고요.
또 유명한 사람과 내가 SNS에서 친구를 맺었다, 혹은 나를 팔로워 한 사람이 정말 많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자기가 얼마나 인맥이 좋은 지를 있어 보이고 싶어합니다.
마지막은 '센스'가 있어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야식으로 라면을 먹을 때 냄비에다가 냄비째 먹으면 '있어 빌리티'가 낮고요.
파스타볼에 예쁘게 담아서 커트러리라고 불리는 포크로 딱 찍어놓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있어 빌리티'가 높다입니다.
이런 센스, 연출력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집을 예쁘게 꾸미는 센스, '인테리어' '홈퍼니싱' '홈드레싱' 등 이런 키워들들이 시장에서 부쩍 상승하고 있습니다.
< 앵커>
요즘 SNS를 보면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쁘띠셀럽, 고급 인맥을 과시하고, 센스를 과시하는 사람들. 이렇게 나뉘는 것 같아요.
어쨌든 지금 이런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마케팅으로 잘 활용한 사례가 있다면요?
소개 좀 해주시죠.
< 전미영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있어 빌리티'를 과시하는 것 중에 하나가 '언박싱'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있어요.
'언박싱' 박스를 풀다라는 뜻이고요.
새 제품을 구매해서 개봉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이 이 박스를 풀고,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을 사진으로 촘촘히 찍거나 아니면 그걸 동영상으로 녹화해요.
그런 다음에 그것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내가 얼마나 새 제품을 빨리 구매하느냐'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데요.
또, 사람들이 그걸 보는 걸 참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그걸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직접 산 것 같고, 내가 그걸 풀어보는 느낌이 있거든요.
이렇게 얼리어답터들이 언박싱을 좋아하게 되니까요.
장난감 신제품이 많이 나오는 유아용 산업에서 장난감 언박싱 하는 것을 마케팅으로 활용한다든지, 얼리어답터들에게 지원을 한다든 지, 그렇게 하면서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 앵커>
맞아요.
언박싱은 저같은 경우도 아이폰 같은 휴대전화나 IT기기에서 이런 언박싱 영상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요.
유아용 장난감에서도 굉장히 많이 활용이 되고 있네요.
그러면, 이 '있어 빌리티'가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 전미영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
결국,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있어 빌리티'를 높이기 위해서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공간과 분위기를 자랑할 수 있도록, '있어 빌리티'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들면, 일본의 유명 과자브랜드 '글리코'라는 것이 있는데요.
글리코는 사람이 달리기를 하는 큰 입간판으로 굉장히 유명해요.
여기가 셀카 장소의 명소입니다.
사람들이 그 달리는 사람과 똑같은 포즈를 취해서 셀카를 많이 찍는데요.
이런 사진들이 SNS에 퍼져 나가면, 그 찍은 사진들로 인해, 자신도 찍고, 친구들도 와서 찍고, 그렇게 하면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우리 기업브랜드를 홍보해주는 겁니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인 홍보대사가 되도록 이런 '있어 빌리티'를 활용할 수 있겠지요.
< 앵커>
맞습니다.
저 글리코 그림은 오사카가면 무조건 찍어야하는 명소죠.
그런가 하면 요즘 SNS에는 거의 뭐 팔할이 아이입니다.
그만큼 육아정보전이 치열하다고 하는데요.
이것과 관련된 소비트렌드도 있다면서요?
< 전미영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
네, 또 신조어를 하나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젊은 부모들의 치밀하고 체계적인 육아에 대한 열기를 일컫는 '아키텍 키즈'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건축 'Architecture'와 'kids'를 합친 단어이고요.
마치 건축 하듯이, 집을 지듯이, 설계도 그리고 기둥 세우고, 지붕 올리고.
이렇게 과학적으로 첨단 공법을 총 동원해서 집을 정성껏 짓듯이, 아이를 그렇게 짓습니다.
과학적 육아를 지향하는, 그렇게 아이를 키워 나가는 엄마들과 그 아이들에 대한 키워드입니다.
< 앵커>
'Architecture'와 'kids'를 합친 '아키텍 키즈' 말씀해주셨는데요.
신조어들이 정말 재밌네요.
그럼, '아키텍 키즈'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마케팅 사례도 소개를 좀 해주시죠.
< 전미영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
대부분 과학적인 육아를 지향하기 때문에 그런 서비스가 많은데요.
대표적인 것이 앱케어 서비스입니다.
예를들면, 수유시간을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이라든지, 아기의 울음소리를 성인의 언어로 번역해주고, 분석해주는 그런 앱도 있습니다.
또 한국의 한 분유회사에서 선보였던 '아기똥솔루션' 앱이 있는데요.
이 앱으로 사진을 찍어 아기의 변 사진을 분석하면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준답니다.
굉장히 체계적이고 과학적인거죠.
< 앵커>
정말 재미있네요.
아기의 울음을 언어로 분석을 해주고, 아기의 변을 해결 해주는 솔루션 앱까지 등장했습니다.
'아키텍 키즈'가 결국 체계적인 육아에 대한 열풍인거잖아요.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 전미영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
맞습니다.
그런 어머니들의 과학적 육아에 대한 열망을 잘 읽어야 할 것이고요.
특히 재밌는 것은, 이런 것이 한 번 뜨면 '국민리스트'라고 해서 누구나 그걸 한 번 사봐야 되고, 그런 식으로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제품에 쏠림 현상이 굉장히 심해진다는거죠.
육아 전문 회사가 '모든 영역에서 1등을 해야지'라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아이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해 그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베스트 셀러 집중 전략을 쓰면 굉장한 열풍이 불어올 것 같습니다.
키즈 산업은 불황이 없는 사업이라고 해요.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있어 빌리티'와 '아키텍 키즈'.
듣기에는 생소했는데, 설명을 듣다보니까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요즘에는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보다도 이 SNS를 활용한 정보 수집이 더 활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서울대 전미영 연구교수와 함께 SNS가 낳은 소비트렌드를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