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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뚫린 춘천, 기업 몰리는 당진은 땅값 `高高`

가빈 쌤 2009. 12. 15. 13:19

 

 

 

[연말 토지시장 집중 분석]



"춘천에 투자하려면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당진에 투자하려면 함바집(간이식당)을 봐라.'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부분 지역에서 토지거래가 부진했지만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땅값이 오르는 곳도 있다. 강원도 춘천시와 충청남도 당진군이 그렇다. 두 지역은 모두 올 들어 땅값이 올랐지만 그 양상은 확연히 대비됐다. 원인부터 달랐기 때문이다. 춘천은 지난 7월 춘천~서울 고속도로 개통 등 교통망 확충에 따른 서울 접근성 개선이 호재로 작용한 반면,당진은 현대제철 공장 설립과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 등 일자리 창출에 따른 인구유입 증가가 땅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선따라 '흐르는' 춘천

경춘고속도로 개통이 대표적인 호재였던 춘천지역 땅값은 역시 경춘고속도로 접근성에 따라 상승률이 엇갈렸다. 강촌인터체인지 인근의 동산면의 경우 올해 초까지만 해도 3.3㎡당 20만~30만원했던 시세가 30만~40만원까지 올랐다. 도로변에 방향이 좋은 토지의 경우 60만원까지 호가한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코리아컨설팅 공인의 최종관 전무는 "도로변을 따라 투자하다보니 인터체인지 인근이 강세를 띨 수밖에 없다"며 "창고와 물류단지 부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고 개인의 경우 전원주택지를 알아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도로를 따라 호재가 형성되다보니 도로 인접성에 따라 땅값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남춘천 인터체인지 인근인 신동면의 다우공인 관계자는 "도로변의 계획관리지역(장차 도시개발 계획으로 편입이 예상되는 지역) 땅값의 호가는 3.3㎡당 200만원까지 올랐지만,도로를 조금만 벗어나도 150만원으로 떨어진다"며 "지금도 많이 올랐지만 향후 양양까지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땅값이 더 오르리라는 기대로 3~5년간 '묻어'두려는 서울 쪽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내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경춘선 복선전철 호재를 노린 투자자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복선전철 김유정역(예정)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역세권 상권 및 주거단지 개발에 초점을 맞춘 투자수요다.

남산면 삼성공인 관계자는 "전철역 예정지 인근의 호가는 지난해 말 3.3㎡당 200만원 하던 땅값이 230만~270만원 선까지 올랐다"며 "춘천 시내 주택지와 맞먹는 가격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대토(토지를 수용당하고 땅을 매입하는 것)하려는 수요자도 종종 나타난다"고 전했다.

하지만 춘천지역의 향후 땅값 상승 여력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한 전문가는 "수도권 내의 택지지구나 신도시의 발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단순히 교통망이 개선된다는 이유만으로 투자가치가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예전에는 춘천으로 유입됐던 관광객이 설악산까지 빠져나가면서 지역 관광경기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조언했다. 게다가 3~4년 전에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도로개발 호재를 이용해 호가를 올리고 있어 추격매수를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점따라 '찍는' 당진

한편 당진은 늘어나는 일자리에 따라 증가하는 인구가 땅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공장조성을 위해 건설인력이 유입되면서 이들이 식사를 해결하는 '함바집'이 있는 주변이면 어김없이 땅값이 오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가장 땅값 상승세가 가파른 곳은 역시 당진군 내에서도 인구가 가장 많이 유입되고 있는 당진읍 주변이다. 최근 아파트가 2000채 가까이 입주하면서 2000만~3000만원 정도 떨어지기는 했지만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용면적 85㎡(옛 32평) 아파트의 전세가가 1억4000만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수요초과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군단위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가격이 3.3㎡당 500만~600만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당진읍의 전세가는 다른 군지역 아파트의 분양가와 맞먹는 수준인 것이다.

신규 아파트가 계속 공급되면서 당진읍의 주거지역이 주변으로 확장되다보니 아직 도시계획구역 내에 포함되지 못한 읍내 외곽의 땅값이 오르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서 택지개발을 진행 중인 읍 북쪽 너머의 자연녹지 시세는 연초 3.3㎡당 60만~70만원 선에 머물렀지만 지난 3월 당진군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리면서 100만원까지 올랐다.

현대제철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입주하는 송악면과 송산면에도 주택용지의 시세가 크게 오르고 있다.

춘천 · 당진=노경목 기자/정은실 인턴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