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여행 이야기

'꽃의 낙원'이라는 풍도에 가고 싶어요.

가빈 쌤 2010. 5. 13. 22:25

작은 책자를 보다가 발견했어요.

봄의 꽃 야생화를 보고 싶기도 하고, 인터넷이 없는 세상에 가서, 잠시 머물고 쉬고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이 가고 싶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섬에서, 몇일 쉬었다 오고 싶습니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연을 마시고, 그렇게 숨쉬고 싶습니다.

 

안산에서 연결된 배가 생겼다고 합니다.,,,

가까워진듯 너무 감사합니다. 인천으로 돌아서, 가지 않아도 되기에,,, 이제 더 가고 싶습니다.

 

 

 

 

 

 

 

 

 

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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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
전화번호
031-481-2000
분류
세계정보, 여행 > 테마여행 > 여행지, 관광지 >
소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 딸린 섬

상세정보

상세설명
면적 1.843㎢, 인구 약 160명(2001)이다. 대부도에서 16km 가량 떨어져 있으며, 부근에 승봉도·대난지도·육도열도 등이 있다. 섬 주변에 수산자원이 풍부하다고 해서 풍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본래는 남양군 대부면에 속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부천군에 편입되었다가, 1973년 웅진군에 편입되었으며, 1994년 2단계 행정구역 조정에 따라 안산시에 편입되었다. 역사적으로는 청나라와 일본이 해전을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섬의 모양은 대체로 타원형이며, 해안선이 단조롭고 해안을 따라 간석지가 좁게 펼쳐져 있다. 1월 평균기온은 -3℃, 8월 평균기온은 25℃, 연강수량은 1,120㎜이다. 북동쪽 해안가에 취락이 밀집해 있고, 68세대 131명의 주민이 거주한다(2008년 기준). 주민들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데 비탈진 언덕에 콩, 고구마, 채소 등이 소량 생산된다. 부근 수역에서는 조기·새우류·민어·갈치 등이 많이 잡히고, 굴 양식이 이루어진다. 초등학교 분교 1개교와 경기청 안산단원서 대부 파출소 풍도분소가 있다. 인천에서 풍도까지 1일 1회 정기여객선이 운항하며 시간은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이른 봄 풍도에는 야생화가 많이 자라나는데 복수초, 노루귀, 변산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등이 양지바른 언덕에 많이 자란다. 또한 풍도는 섬 주변이 가파르고 갯벌이 없기 때문에 해마다 겨울이 되면 굴과 바지락을 채취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의 도리도로 이주하여 생활하기도 하였다. 그때는 학교·교회는 물론 가축까지도 함께 옮겼다가 이듬해 설이 되기 전에 돌아오는 매우 독특한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백과사전

 

서해 작은 ‘花랑’… 봄향기 ‘花르르’



사람을 ‘중독’시키는 섬이 있다고 했습니다. 봄에 한번 발을 들이면 이듬해 봄에 또다시 찾게 되는 그런 섬이 있다고 했습니다.


인천 연안부두를 출발한 54t급 여객선 제3왕경호 뱃전에서 나른한 봄바다의 풍경을 내다보고 있던 한 사진가가 ‘나도 그 섬에 중독됐다’며 웃었습니다. 봄이면 노란 복수초가 무리지어 피어나고, 노루귀며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대극, 중의무릇까지 봄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나 ‘꽃 세상’을 이룬다는 섬. 그 섬으로 가는 길입니다.

풍도. 풍요로울 풍(豊)자를 쓰는 섬(島)입니다. 하지만 이름처럼 풍요로운 곳은 아닙니다. 수심이 깊어 굴이나 바지락도 없고, 그물질도 여의치 않은 곳. 50여가구의 주민들이 비탈진 밭을 일궈 제가 먹을 채소나 겨우 키워내는 그런 섬입니다. 노인들의 허리는 오랜 노동으로 굽었고, 낡은 목선들은 포구에 묶여 하릴없이 파도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곳. 애초에 단풍나무 풍(楓)자를 썼다는데, 일제시대때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네요. 이 섬에 왜 ‘풍요로운 섬’이란 이름이 붙었을까요.


섬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들은 화려한 봄꽃들입니다. 야생화가 이렇게 무리지어 피어난 곳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착장이 있는 마을에서 당산으로 올라서면서부터 노란 복수초 꽃밭이 펼쳐졌습니다. 복수초의 노란 꽃은 마치 가을 국화처럼 흔하게 섬 이곳저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워낙 짧은 시간에 피고 져서 한 두송이만 봐도 운이 좋다는 변산바람꽃. 능선에서부터 한 두송이가 눈에 띄더니, 아예 구릉 쪽에는 온통 대지를 덮고 있었습니다. 지천으로 피어난 변산바람꽃 앞에서 저도 모르게 한숨이 터졌습니다. 30여년 동안 야생화를 사진에 담았다는 사진작가도 “내 평생 이렇게 많은 변산바람꽃을 한자리에서 본 적이 없다”고 넋을 잃었습니다.


노루귀는 고운 솜털이 보송보송한 꽃대를 올리고 갖가지 색깔로 우아하게 꽃을 피웠고, 손톱만한 중의무릇도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남동쪽 양지바른 쪽에는 붉은 색이 감도는 민대극과 흰대극도 지천으로 피어났습니다. 발밑의 지난 가을의 마른 낙엽을 뒤지면 야생화며 봄나물들이 촉촉한 땅에서 슬금슬금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50가구 100여명. 그것도 대부분이 노인인 풍도 주민들은 봄꽃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입니다. “뭐 볼 게 있다고 여기까지 찾아오냐”고 묻습니다. 주민들은 섬 안에 피는 모든 봄꽃을 ‘유정꽃’이라고 불렀습니다. 주민들은 봄이면 매양 보는 유정꽃에, 외지인들이 새삼 감격해하는 것이 좀 이상해 보이나 봅니다.


					보송보송한 솜털이 달린 꽃대를 밀어올려 보라색 꽃을 피운 노루귀(맨 위). 풍도에서는 섬 뒤쪽의 고갯길을 따라가면 쉽게 노루귀를 만날 수 있다. 맨 위에서 아래로 꿩의바람꽃, 대극, 복수초, 만발한 변산바람꽃 순이다. 사진=박경일기자
보송보송한 솜털이 달린 꽃대를 밀어올려 보라색 꽃을 피운 노루귀(맨 위). 풍도에서는 섬 뒤쪽의 고갯길을 따라가면 쉽게 노루귀를 만날 수 있다. 맨 위에서 아래로 꿩의바람꽃, 대극, 복수초, 만발한 변산바람꽃 순이다. 사진=박경일기자

하지만 카메라 하나 메고 봄꽃을 만나러 온 외지인들은 아름다운 야생화의 자태에 넋을 잃습니다. 풍도의 봄 야생화의 매력은 아는 사람은 압니다. 인천에서 풍도로 가고 오는 길에서 “꽃이 많이 피었더냐”는 인사를 몇번이나 받았는지 모릅니다.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이스케이프 팀을 따라 풍도로 야생화를 만나러 가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아름다운 봄꽃의 자태를 담으려면 카메라는 필수 준비물이랍니다.

풍도 = 글·사진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풍성한 봄꽃 즐길 수 있는 풍도



【안산=뉴시스】송기홍 기자 = 14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 속한 야생화의 천국 풍도에서 아름다운 야생화를 촬영하기 위해 한국사진작가협회 남양주지부 회원과 접사모 회원들이 카메라 초점을 맞췄다.

대부도로부터 직선거리 24㎞에 있는 자그마한 섬 풍도는 자연 그대로 펼쳐진 야생화의 천국이다. 인천에서 정기여객선을 타고 2시간을 가야 하는 풍도는 봄철이면 흐드러지게 핀 봄 꽃 들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가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풍도 선착장을 지나 나지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뒤편의 야산일대에는 긴 겨울을 이겨낸 야생화인 노란 복수초가 무리지어 피어나고, 변산바람꽃, 노루귀, 중의무릇, 붉은 색이 감도는 대극 등 봄철에 볼 수 있는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사진의 변산바람꽃은 변산반도, 마이산,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 산지의 햇볕이 잘 드는 습윤한 지역에 자생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꽃은 3~4월에 줄기 끝에 1개 달리며 꽃받침은 흰색으로 5장이며 둥글다.

khphoto@newsis.com

풍도·육도 '바다 콜센터' 뱃길 열렸다


경기도가 뱃길이 없었던 안산시 대부동의 풍도와 육도 주민을 위해 마련한 이동민원선이 11일 첫 출항을 위해 안산시 대부동 풍도 선착장에 접안하고 있다.

이동민원선 첫 출항

"풍도와 육도 역사에 길이 남을 일입니다."

경기도가 행정구역은 경기도지만 생활권은 인천인 안산시 대부동 풍도와 육도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이동민원선이 11일 운항을 시작했다.

이 날 오전 11시 '경기 바다콜센터'로 명명된 이동민원선은 경기 안산시 대부동 탄도항을 출항해 50여분 뒤 직선거리로 약 20㎞ 떨어진 풍도 선착장에 닿았다. 인천으로만 연결되는 뱃길이 있는 섬에 경기도와 연결되는 정기 뱃길이 열리자 주민들은 감격에 겨워했다.

육도에 사는 김석호(65)씨는 "이제 안산시청에 민원을 처리하러 가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 들게 됐다"며 기뻐했다. 풍도의 통장인 김수연(45·여)씨는 "이제야 진정한 경기도민, 안산시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풍도에는 63가구 110여명, 육도에는 26가구 4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정부의 보조금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하루 한 차례 운항하는 왕경호가 육지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민원을 처리하려면 배로 2시간 이상 걸려 인천으로 나간 뒤 다시 육로로 안산까지 가야 해 1박2일은 기본이었다. 응급환자가 생기면 별도의 어선을 띄우는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가 투입한 이동민원선은 80톤급 도 어업지도선인 경기212호와 안산시가 보유한 18톤급 어업지도선 경기217호 등 두 척.

이 선박은 오전 10시30분에 탄도항을 떠나 풍도와 육도를 거쳐 오후 1시30분에 탄도항으로 돌아오는 왕복 항로를, 월~금요일 하루 한 차례씩 번갈아 운항한다.

환자를 이송하거나 민원서류 전달 등의 행정편의를 제공하고, 뭍으로 나오는 주민들을 태워오는 게 주 임무다.

경기도는 올해 안에 보다 빠른 50톤 급 이동민원선을 진수할 계획이다. 현 선박은 흘수(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가 4m 가까이 돼 수심이 낮은 풍도와 육도 선착장에 접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은 "경기212호가 17년 된 노후선박이라 교체할 시기가 됐다"며 "새 이동민원선 도입과 함께 방파제와 선착장 개ㆍ보수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서해의 꽃섬 '풍도'를 가다

  • 입력 : 2010.03.24 16:17 / 수정 : 2010.03.25 11:03

이 잔인한 3월에도 꽃은 피더라
福壽草ㆍ바람꽃ㆍ대극… 이 섬엔 귀한 꽃이 지천

삼대의 공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눈 위의 복수초. 엄밀하게는 눈을 뚫고 나온 게 아니라, 이미 핀 복수초 위에 눈이 내린 풍경이다. 23일 아침, 눈 덮인 풍도의 복수초가 수줍은 자태를 드러냈다. / 조선영상미디어 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3월 하순. 남도의 꽃소식은 희미했다. 그런데 오히려 정신 못 차리는 날씨 덕에 풍도(豊島)의 봄 야생화가 이별을 망설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예년이었으면 벌써 한창때를 지났을 어여쁜 우리 꽃들이 수줍게 피고지고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도까지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두 시간 뱃길. 서해의 꽃섬, 야생화의 비밀정원으로 이미 동호인들에게는 소문난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고약한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하루에 겨우 한 번 뜨는 인색한 배편인데도 제3왕경호는 풍랑주의보에 꼼짝 못했고, 주말을 고스란히 인천 앞바다에서 대기했다. 3일 만의 출항을 허락받은 것은 월요일, 22일 아침 9시 30분이었다. 95인 정원의 제3왕경호는 70년대 비둘기호 열차 같은 풍경이었다. 의자는 전혀 없었고, 대신 허름한 마룻바닥과 그 위에 깔아놓은 다섯 장의 전기장판이 전부다. 95인승은 소위 칼잠일 때나 가능한 정원이고, 전기장판 정원은 끽해야 15명 안팎으로 보였다. 하지만 먼저 전기장판을 차지했던 섬 출신 어르신들은 "찬데 앉지 말고 이리 오라"며 너나 할 것 없이 엉덩이를 좁혔다. 창문 밖에선 갈매기 편대(編隊)가 끼룩끼룩 울어대며 3일 동안 굶었음을 요란하게 주장했다. 새우깡 한 봉지에 녀석들은 즉각 입을 다물었다.

풍도는 52가구 102명 주민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방파제에 나붙은 플래카드가 객을 반겼다. "달콤한 야생화동산, 풍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람의 손으로 가꾼 인공 수목원이 아니라 제멋대로 피어난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곳. 비밀의 화원은 섬의 수호수인 500년 된 은행나무 뒷길에서 시작됐다. 선착장에서 약 10여분 오르막길을 오른 뒤였다. 산자락 칡덩굴 사이사이로 노란 복수초가 살포시 고개를 들었고, 지난 가을과 겨울의 갈색 낙엽을 뚫고 순백의 변산바람꽃이 군락을 이뤘다. 오솔길 맞은 편으로는 이제 막 붉은 새순을 돋워낸 풍도대극이 다소곳하다. 매화나 산수유가 어깨에 힘 빳빳하게 세운 봄의 장성(將星)들이라면, 이 녀석들은 낮은 포복으로 겸손하게 기어가는 갓 입대한 신병을 닮았다.

처음 풍도를 찾은 여행객에게는 탄성의 화원이었지만, 그래도 마을 주민들에게 올해의 야생화는 영 불만인 모양이다.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발놀림으로 마을 뒤편 후망산을 누비던 풍도 새마을 지도자 김진현(72)씨는 "올해는 아무래도 예년만 못하다"고 혀를 쯧쯧 찼다. 몇 년 내리 사람의 손을 탄데다, 궂은 날씨도 한몫했을 것이다.

오만함이나 뻣뻣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가냘픈 꽃대, 고개를 숙여 눈을 낮춰야 그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있는 겸손한 우리꽃들이 언 땅을 뚫고 수줍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주룩주룩 내리던 비는 어느새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섬의 밤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함박눈이 포슬거리며 바다를, 섬을 하얗게 덮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풍도는 장관이었다. 지리산 천왕봉 일출처럼, 삼대(三代)의 공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하얀 눈 위의 노란 복수초가 수줍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춘래불사춘? 그러나 지금 풍도는 봄이 열렬하게 움트고 있다.

서해의 꽃섬 풍도 —야생화—

하루에 한 번 뜨는 제3왕경호.
꽃섬 풍도에는 지금 복수초와 변산바람꽃(혹은 풍도바람꽃)이 절정이다.

올봄의 눈과 바람은 풍도의 야생화를 염원했던 상춘객에게도 새옹지마. 다른 해였으면 이미 자취를 감췄을 3월 하순에도 이들의 자태를 볼 수 있도록 해 줬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햇살과 온기 탓에 예년만큼의 멋진 풍경은 찾기 힘들다. 하지만 3월 말까지는 이 상큼한 봄처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섬주민들의 이야기. 게다가 지금은 붉은 새순에 불과하지만, 4월에는 늠름한 초록을 자랑할 풍도 대극이 있다. 야생화가 아직 낯선 당신을 위한, 풍도의 수줍은 봄처녀 소개.

◆마을 보호수인 은행나무에서 시작

한눈팔며 걸어도 두 시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는 작은 섬 풍도. 꽃섬 풍도의 야생화 산책은 이 섬의 정신적 지주인 두 그루의 은행나무에서 시작한다. 거대한 뿌리와 둥치를 중심으로 한 아름 기둥이 예닐곱 개 뻗어나간 나무둘레 7.5m의 500년 된 거목이다.

◆영원한 행복-복수초.


얼핏 원수를 갚겠다는 의미로 무섭게 들리는 이 꽃의 의미는 사실 "복 많이 받고 오래 살아라"는 뜻. 福壽草다. 빗방울이 흩날렸던 22일에는 촉촉한 물방울을 똑똑 떨어뜨리는 청초한 노랑이었는데, 밤새 내린 함박눈은 풍도의 복수초를 탐스런 노랑으로 변신시켰다. 꽃잎 한가운데에는 밝고 선명한 노란색 수술이 가득 모여있고, 수술 속에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돌기가 난 연둣빛 암술이 새침하게 자리잡았다. 굵고 짧은 뿌리를 땅에 박고 겨울이 가기를 기다리다가 봄이 채 오기도 전에 꽃망울부터 올려보내는 여러해살이 풀인데, 올해의 이상저온이 3월 하순에도 복수초를 만날 수 있게 도왔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 부디, 모두에게 복수를.

운무(雲霧)와 빗줄기 사이로 자태를 드러낸 풍도의 복수초.
◆여리디 여린 순백-변산바람꽃 혹은 풍도 바람꽃

바람꽃의 학명은 아네모네.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아도니스가 멧돼지에게 받혀 죽은 뒤 흘린 피에서 자라났다는 그 아네모네다. 서양에서는 진홍빛 아네모네가 대세라지만, 풍도의 산자락에는 순결한 백색의 무리가 지난해의 낙엽을 뚫고 가녀린 자태를 살포시 드러냈다. 꽃받침과 꽃잎의 크기 등에 따라 변산바람꽃 혹은 이곳 특산인 풍도바람꽃 등으로 부른다는데,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미세한 차이가 뭔 소용일까 싶게 아름답기만 하다. 아름답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올림포스 신전의 아프로디테와 땅 밑 페르세포네가 아도니스를 차지하려 서로 다퉜다는데, 3월 하순의 풍도 바람꽃은 땅 위에 있으니 아프로디테의 차지. 서해 앞바다를 굽어보며 자신을 연모하는 한국 아프로디테들의 사랑을 만끽하고 있다.

◆4월 만개를 기다리며-풍도 대극

얼핏 놓치기 쉬웠던 풍도의 대극을 만난 것은 마을 청년회장 최상원(52)씨의 안내 덕이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은행나무 뒷길로 100m쯤 올라가자 수줍게 자태를 드러낸 붉은 새순이 보였다. 바람꽃의 수많은 종류처럼, 대극도 여러 종류. 아직 분류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꽃의 밑동을 싸고 있는 총포(總苞) 안쪽에 털 유무에 따라 붉은 대극, 풍도 대극 등으로 나눈다고 한다. 복수초와는 사이좋게 공간을 나눠쓰고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변산바람꽃 군락과는 한 이불을 덮고 있지 않았다. 4월이 되면 어른 무릎까지 자란다는 이 대극은 그때가 되면 찬란한 초록으로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복수초와 바람꽃이 다시 페르세포네의 부름을 받는 4월 이후에도, 이 봄의 신사는 꿋꿋하게 풍도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서해의 꽃섬 풍도 —상차림—

'자급자족' 정신으로 무장한 기동이네 백반


풍도의 봄은 밥상에서도 만날 수 있다. 민박집(기동이네 민박·032-833-1208) 기동이 엄마가 처음 차려온 밥상은 '백반'이었다. 처음에는 큰 기대가 없었던 것이 솔직한 고백. 하지만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바디(풍도 방언으로는 사생이)나물 무침 한 그릇에 밥 두 공기를 후딱 비웠다. 바디 나물은 원래 깊은 산중이나 오지 섬마을에서만 자라는 봄의 제철 나물. 그런데 풍도엔 지천이다.

풍도의 백반은 산과 바다에서 나오는 제철 나물들의 전쟁터이기도 하다. "역시 지천에 널렸다"는 달래와 냉이가 서로 봄의 주인임을 다투고, 해초 무침 역시 입맛을 돋운다. 게다가 "쌀을 제외하면 자급자족"이라는 게 또 하나의 자랑. 기동이 아빠가 잡아온 아구로 끓인 아구탕, 기동이 엄마가 직접 쑨 도토리묵에, 기동이 할머니가 캐서 말린 뒤 가마솥에 볶은 둥굴레차까지. '자급자족' 주민들 덕분에 신토불이 풍도 농수산물을 만끽한다. 민박의 백반은 매 끼니 비슷한 반찬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통쾌하게 배신해줬다.

산에서 돌아온 뒤 받은 저녁상. 역시 기동이 아빠가 지난해 잡아 얼렸다는 돌게로 해물탕을 시원하게 끓여내더니 더덕무침, 밴댕이젓, 놀래미 조림, 오이소박이로 같은 밥상 두 번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깨끗하게 씻어줬다. 다음날 아침상은 미역국과 김, 놀래미 구이가 올라왔다. 낮 12시 배 떠나기 직전에 먹은 라면에는 수관(水管) 길쭉한 코끼리조개를 듬성듬성 잘라넣어 '바닷가 섬 라면'의 진수를 보여줬다. 일품이다. 꼭 시식해 보시기를. 기동이네 민박 냉장고에는 기동이가 중학교 때 받은 상장이 붙어있다. 지금 기동이는 육지로 유학간 고등학생. 기동이가 아장아장 걸었을 때 시작했다는 민박이니 벌써 십수년이 흘렀다. 풍도에는 전교생 두 명의 초등학교 분교가 유일한 학교다. 22일 저녁 풍도에는 새로 부임한 한전(韓電) 지사장의 축하 잔치가 열렸고, 52가구 마을 사람들은 막걸리와 떡을 나눴다. 기동이 엄마는 "민박 전부 합쳐 봐야 열집 정도"라며 "섬 주민들이 한가족 같다"고 했다. 기동이네 민박에 손님이 오면 옆집 민박 할머니가 "냉이좀 뜯어 줄까?"물어보고, 그 집에 손님 오면 기동이네가 "동굴레차 떨어지지 않았어요?" 물어보는 식이다. 물론 섬의 민박이니만큼, 어느 정도의 불편은 어쩔 수 없다. 기동이네는 더운 물은 콸콸 나왔지만 샤워기는 없었다.

숙박은 하룻밤에 4만원, 식사는 1인분에 5000원. 한 집의 예약이 꽉 차면 자연스럽게 옆 집으로 연결해준다.

찾아가는 길

연안부두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풍도행 배는 하루에 한 번 뜬다. 아침 9시 30분 출발. 바람 많이 불면 배편은 취소된다. 왕경해운(032-883-6536)에서 배가 뜨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풍도까지는 두 시간 뱃길이다. 돌아오는 배편은 풍도에서 12시 출발. 따라서 1박 2일 코스가 필연적이다. 보통 왕복 승선권을 끊어서 간다. 왕복요금 2만3800원. 인터넷 예약(island.haewoon.co.kr)도 가능하다. 요즘은 사진동호회나 야생화동호회에서 낚시배 등을 전세내어 단체로 들어가기도 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